경복궁부터 성북동까지, 서울 외교 공간의 변천사
이태원·한남동, '작은 로마의 광장'으로 변화
서울의 외교사, 시민들에게 새로운 발견의 기회 제공
서울역사편찬원이 서울에 위치한 외국 공관의 역사를 담은 ‘내 고향 서울’ 제13권 <서울의 외국 공관>을 발간했다.
이 책은 서울의 외교 공간에 얽힌 이야기와 변천사를 권역별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서울의 숨은 외교사를 새롭게 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역사편찬원은 17일, 서울에 자리한 대사관, 문화원, 상공회의소 등 외국 공관의 역사를 담은 ‘내 고향 서울’ 제13권 <서울의 외국 공관>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중앙대학교 오일환 객원교수가 집필한 이 책은 서울의 네 개 권역을 중심으로 외국 공관의 입지와 변화를 살펴본다.
경복궁과 정동 일대는 주한 외국 공관의 시작점으로, 덕수궁 돌담길 옆에 자리한 구 러시아 공사관은 고종이 아관파천 당시 피신했던 장소로 유명하다. 인근의 미국 대사관저는 140년 넘게 서울 외교사의 산증인 역할을 해왔다.
명동과 서울역 일대는 금융과 상업, 교통의 중심지로 외국 공관이 자리 잡기에 적합한 지역이었다. 중국대사관은 전통 기와지붕과 정자를 갖춰 ‘작은 중국’이라 불리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 대표부가 모인 서울스퀘어는 ‘서울 속 작은 유럽’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태원·한남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외교촌’으로, 이집트 대사관은 고대 이집트의 신전을 연상케 하는 외관으로 눈길을 끈다. 맞은편 이탈리아 문화원은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이 일대를 ‘작은 로마의 광장’으로 물들이고 있다.
성북동은 유럽풍 저택과 정원이 어우러진 네덜란드 대사관저와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도운 에티오피아 대사관이 자리한 곳으로, 역사적 인연을 기념하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서울 곳곳의 외국 공관들은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현장이자 국제 교류의 거점이었다”며 “이번 책을 통해 시민들이 서울 속 숨은 외교사를 새롭게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의 외국 공관>은 서울책방 누리집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과 서울 소재 공공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 열람 가능하다.
서울의 외국 공관들은 단순한 외교 공간을 넘어 역사적 인연을 기념하는 장소로, 서울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번 발간을 통해 독자들은 서울의 외교사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서울이 국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미디어시시비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