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젊은 장수의 무덤, 1600년 전 군사력의 비밀을 풀다

김백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0 09: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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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에서 발견된 4~5세기 무덤, 신라의 군사력과 사회 구조에 대한 단서 제공
165점의 유물 출토, 금귀걸이와 고구려 금동 장식 등 다양한 유물 발견
말과 사람의 갑옷 등 중장기병의 실체를 밝혀낼 자료로 주목
신라 무덤 양식의 전환기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

경북 경주에서 약 1600년 전 신라의 젊은 장수로 추정되는 인물이 묻힌 무덤이 발견됐다. 

 

이 무덤에서는 사람과 말의 갑옷을 비롯해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어 당시 신라의 군사력과 사회 구조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20일 경북 경주시 황남동 11호 덧널무덤(목곽묘) 발굴 조사 현장 모습. 무덤은 4세기 말∼5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사람과 말의 갑옷, 경주 일대에서 발굴한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여겨지는 신라 금동관 조각 일부가 나왔다. 

 

국가유산청과 경북 경주시는 20일 경주 황남동 120호 무덤 일대에서 4세기에서 5세기경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무덤은 나무로 짠 곽 안에 널과 부장품을 안치하는 덧널무덤 형태로, 돌무지덧널무덤 형태인 120호 무덤 아래에 위치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총 165점의 유물이 발견됐다. 무덤 주인의 주곽에서는 금귀걸이 한 쌍과 큰 칼, 치아 조각 등이 나왔으며, 주곽의 부장칸에서는 중국 지린성 지안 지역에서 출토된 고구려 금동 장식과 유사한 문양의 금동 판 조각이 발견됐다. 국가유산청은 이 조각이 금동관의 일부일 것으로 보고 있다.

 

황남동 출토 금동관 추정 일부 조각(왼쪽)과 금관총 금제 모관.

 

또한, 부곽에서는 말과 사람의 갑옷, 투구, 안장, 등자, 재갈 등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 특히 말이 착용하는 갑옷인 마갑이 나온 것은 경주 쪽샘지구 C10호에 이어 두 번째다. 이는 신라 중장기병의 실체와 역사를 밝혀낼 자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신라의 무덤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변화하는 전환기를 명확히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조사는 새로운 무덤을 발견한 것을 넘어 고대 신라의 군사 및 사회 구조를 밝히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무덤 속 인물도 복원 상상도

 

이 발굴 조사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발견은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라의 군사력과 사회 구조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함으로써 학계와 대중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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