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호황, 중소기업은 고유가·고환율에 고전
금리 상승, 중소기업 건전성에 직접적 타격
한국은행, 재정정책 통한 선별 지원 필요성 강조

지난달 한국의 주요 시중은행에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하며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대기업들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고유가와 고환율, 금리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은 0.51%로, 올해 4월 말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0.73%로,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 0.50%에서 올해 4월 말 0.65%로 상승한 데 이어 5월 한 달 동안 0.08%포인트 추가로 증가한 수치다.
대기업의 연체율은 작년 말 0.03%에서 지난달 말 0.09%로 상승했지만,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가계 연체율도 0.30%에서 0.35%로 완만하게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부실채권도 급증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전체 원화대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44%로 집계됐으며, 중소기업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68%로 2020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대기업(0.30%)이나 가계(0.27%)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A 은행의 경우, 지난달 말 중소기업 연체율은 0.78%로 2016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B 은행도 중소기업 연체율이 0.86%에 달해 2016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상황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금리 상승이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중소기업의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대기업은 내부 유보금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의 상당 비중이 변동금리 대출"이라며 "금리 상승 시 즉각 영향을 받아 건전성 측면에서 더욱 취약하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금리가 상승하면 한계기업과 취약차주에 더 큰 부담이 된다"며 "내수 둔화나 연체율 상승 압력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파산 등이 늘면 금융 시스템 자체가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이 기업과 가계의 부채 상환 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며, 재정정책을 통한 선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연체율 상승은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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