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문책 당할까봐…군 지휘관들 훈련 기피한다"
"병사 엄마들 단톡방 참여해 군대 간섭"
![]() |
| ▲ 가짜 표적 '플레어' 발사하는 한국군의 아파치 헬기 사진은 2026년 5월 21일 실시된 합동 화력 훈련 미디어데이에서 AH-64 아파치 헬기가 기동하며 플레어를 발사하는 모습. 플레어는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열 유인체로 가짜 표적에 해당한다. |
한국군은 우방국의 도움 없이 혼자의 힘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여야 정치인들뿐 아니라 국민들도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자국의 국방 능력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없으면 현실 개선이 불가능하고, 결국은 영토와 국민의 생명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으로 한국은 불안한 위치에 있다. 북쪽으로는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있고, 동쪽에는 몇개월 만에 핵무장이 가능하다는 일본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이 한국의 우방이지만, 특정 나라에 국방을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국제사회에서 동맹관계는 자국의 이익과 힘의 판도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 활동과 관계 개선 등을 통한 전쟁 억지도 자주국방 능력이 있어야 유지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자국을 지킬 수 없다면 침략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이 병자호란, 임진왜란, 경술국치, 6.25전쟁 등 침략을 반복적으로 당한 것은 기본적으로 스스로 지킬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일(6일)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수많은 분들이 우리 영토와 국민 생명을 지키다 숨졌는데, 진정으로 그분들의 뜻을 기리고자 한다면 때마다 묵념하고 슬픈 역사를 기억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다시는 외세에 침략당하지 않도록 강한 국방력을 갖춰야 한다. 아래 질문-답변은 2022년 9월 시작한 [삶] 인터뷰의 기존 송고 내용 가운데 국방 문제에 대해 언급한 부분만 별도로 발췌해 묶은 것이다.
![]() |
| ▲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신현우 기자 촬영] |
전인범 전(前) 특전사령관
-- 각국의 군사력을 측정하는 민간 사설단체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는 한국의 군사력이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에 이어 5위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나는 한국의 군사력이 과대 평가된 것으로 본다. 이 단체는 수십 가지의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는데, 군사력 순위를 정확하게 매길 수 있는 기관은 없다. 정신력, 국민 안보 의식 등도 중요한데 이를 평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 오래전부터 한국군이 훈련을 제대로 안 한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 훈련을 안 한다기보다는 제한 사항이 많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훈련하다 사고가 나면 지휘관들이 문책당하고, 진급에 문제가 생기니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 부대의 훈련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 훈련은 공포탄 등을 쏘아가면서 현실감 있게 해야 한다. '입빵빵'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봤는가? 전술 훈련할 때 공포탄을 쏘는 게 아니고 입으로 "빵빵빵" 소리를 낸다는 이야기다.
-- 공포탄을 왜 안 쏘나.
▲ 공포탄도 사격 후에는 탄피를 수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대들이 공포탄 탄피를 100% 회수할 자신이 없으니 분배도 안 하고 창고에 쌓아둔다.
-- 훈련에 소극적인 문화가 생긴 것은 언제부터인가.
▲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된 것 같다. 이후 조금씩 악화된 듯하다. 미군에서도 사고가 자주 난다. 그렇지만 사단장, 군단장까지 문책하지는 않는다.
![]() |
| ▲ 대대장 시절 훈련 지휘 중인 당시 전인범 중령 [본인 제공] |
-- 군 간부들이 리더십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하는데.
▲ 병사 엄마들이 투서하는 일이 있다. 주로 '헬리콥터 맘(MOM)'이 그런 투서를 하는 듯하다. 훈련이 너무 세다고 하고, 자기 아들이 왕따당하고 있다고 한다. 소대장과 중대장은 1∼2번 정도의 부당한 투서는 무시한다. 그렇지만 반복되는 투서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소대장, 중대장이 병사 엄마들과 단톡방을 만든다. 그 결과, 이들 장교는 단톡방의 '노예'가 된다. 초중고 선생님들은 군 간부들의 이런 고통에 공감할 것이다.
-- 그 단톡방의 원래 목적은 무엇인가.
▲ 병사 부모의 걱정을 덜어준다는 것이 취지였다. 그런데 이 단톡방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부모들이 훈련 등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들이 회식 때 먹은 삼겹살에 비계가 많다는 이야기도 한다.
![]() |
| ▲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 스웨덴은 복지가 잘돼 있긴 하지만 러시아를 포함한 군사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데, 국방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 스웨덴은 200년 동안 중립국이었고, 강력한 국방력을 갖고 있었다. 인구 1천만명밖에 안 되는 나라가 군함, 전투기, 잠수함, 탱크의 제작에 뛰어났다. 무전기를 가장 잘 만드는 나라이기도 했다. 그런데 1989년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계기로 자주국방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전쟁은 완전히 끝났고, 평화가 왔다고 오판한 것이다. 스웨덴은 항공대대, 포병대대, 미사일 부대를 해체했다. 야전병원 장비와 시설, 인적 자원도 정리했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보면서 재무장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 스웨덴은 재무장을 하고 있나.
▲ 문제는 재무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국방 시스템을 해체하는 데 1∼1년 6개월이 걸렸다면 다시 무장하는 데는 10년 이상이 필요하다. 게다가 스웨덴은 초음속비행기와 미사일 등의 기술 개발에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들어간 것이다.
-- 스웨덴이 나토에 들어가면 안전한가.
▲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나토가 무조건 지켜주지 않기 때문이다. 스웨덴도 계속 자주국방의 노력을 해야 한다.
--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주 국방력을 갖춰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핵 잠수함도 갖는다고 한다. 우리도 자체 핵무장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미국이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는 우리 스스로 버틸 수밖에 없는데, 그건 핵무장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6개월 만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이론일 뿐이다. 실제로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경우 완성하는데 적어도 3∼4년은 걸린다고 한다.
![]() |
| ▲ 키신저, 슐츠 전(前) 미국 국무장관과 김진우 박사 왼쪽에서 두 번째가 키신저, 세 번째가 슐츠, 맨 오른쪽이 김진우 박사. 김 박사는 키신저의 요청으로 이들과 미공개 면담을 했다. 이날 김 박사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했고, 대화는 5시간 넘게 진행됐다고 한다. 당시 김 박사는 리버모어 미국 국립연구소에서 일할 때였다. [본인 제공 사진] |
김진우 서강대 겸임교수(전 미국 국무부ㆍ국방부 안보 분석관)
-- 북한이 전면적으로 공격하면 한국은 독자적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보나.
▲ 6.25 전쟁 같은 전면전이 일어나면 한국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 한국의 재래식 무기가 북한보다 우수하다고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탄두 개수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은 10기라고 하고, 20기라는 추정도 있다. 다른 사람은 30기 또는 50기라고 한다. 그런데 실전에서 5기만 사용해도 한국은 북한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 재래식 무기가 아무리 우수해도 핵무기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인가.
▲ 각국이 핵무기를 가지려는 것은 그만큼 안보에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몇십년 동안 주민들이 굶어 죽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핵무기를 만들었다. 중국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도 돈이 없었던 문화 혁명 시기였다. 소련도 국민이 굶어 죽을 때 핵무기 제조에 성공했다.
--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하나.
▲ 이는 전략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고 본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상황에서 남한도 핵무장을 해야 힘의 균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한반도에서 전쟁 억지력이 생긴다.
-- 한국이 핵무장에 나서면 일본, 대만, 베트남, 폴란드,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핵무장을 원하는 모든 나라로 핵무기가 확산되므로 미국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은데.
▲ 동의하지 않는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다. 상황에 따라 다르고 나라에 따라 다르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도 미국의 묵인으로 핵무장에 성공했다. 돌아가신 정주영 회장은 누군가가 어떤 사업 계획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 "그거 해보기는 했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의 핵무기도 마찬가지다. 어떤 시도도 하지 않으면서 안될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나는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국민을 지킬 수 있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
| ▲ 2004년 원자력연구소장 시절의 장인순 박사 |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소장
-- 한국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나.
▲ 원자로를 설계해서 건설하고 운영하는 나라가 마음만 먹으면 못 할 것이 없다. 게다가 한국은 원전 1등 국가다.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의 기술도 갖추고 있다. 다만 그런 시도를 하지 않을 뿐이다. 그런 시설을 갖고 있지도 않다. 국제 사회와의 약속 때문이다. 북한은 약속을 안 지키지만 우리는 지킨다. 이것이 한국과 북한의 차이점이다.
-- 한국이 유사시에 핵무기를 만든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가.
▲ 자금과 인력을 얼마만큼 투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인력을 3개 쉬프트(Shift.교대근무조)로 짜서 24시간 가동하면 3년 걸리는 것을 1년 안에 끝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핵무기를 완공하는 데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2년이 필요할 수도 있다.
-- 한국은 우라늄 농축 시설이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이 없어서 핵무장에 시간이 걸리는 것인가.
▲ 재처리시설을 설계해서 완공하는데 6개월∼1년은 필요하다. 한국의 최우수 엔지니어 수십명을 투입하면 빨리 만들 수 있다. 재처리 시설이 완공되면 핵물질이 나오는 것은 금방이다. 1주일 정도면 된다.
-- 일본은 어떤가.
▲ 일본은 몇개월 만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나라다. 우라늄 농축시설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시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그동안의 재처리를 통해 다량의 플루토늄도 보유하고 있다. 핵폭탄 6천∼7천기 정도는 만들 수 있는 규모다.
![]() |
| ▲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홍신 작가 |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
-- 남북한 간 갈등과 비극이 사라지려면 빨리 통일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통일은 가능하면 빨리 와야 한다. 민족이 갈라진 상태에서 100년이 넘으면 민족의 정기가 달라지고 식생활, 문화도 바뀐다. 삶의 방식이 달라진다. 언어도 변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통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물론 역사적으로 보면 한 민족이 100년 이상 갈라져 있다가 통일이 되는 일이 없지는 않았지만, 옛날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통일을 이루려면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통일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 한국 주변의 나라들이 남북통일을 원할까,
▲ 현재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 모두가 남북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본다. 통일 한국이 자신들의 안보 전략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일이 되려면 국제 정세가 변해야 하고, 북한 주민들도 바뀌어야 한다.
-- 경제력도 통일에 중요한 변수인가.
▲ 지금도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크다. 한국이 90이라면 북한은 10도 안 될 것이다. 핵을 제외한 무기 체계는 99대 1로 북한이 열세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훨씬 강한 경제 대국이 된다면 통일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고 본다. 경제 대국이 되면 우리가 북한을 도울 수 있고, 외교 강대국이 될 수 있기에 국제사회에서 협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 남한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남북한 모두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 돌발적인 상황에서 실수라도 하면 문제가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야 하고, 빨리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
![]() |
| ▲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란코프 국민대 교수 [윤근영 기자 촬영] |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소련 레닌그라드대학교 386 학생운동권 출신)
-- 남북한 통일이 가능할까.
▲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본다. 한국은 통일 시기를 놓쳤다. 20여년 전 북한의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후반) 직후에 통일의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북한을 압박해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한·미는 중국과의 관계도 좋았기에 어떤 타협을 이룰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한국과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북한은 무너지지 않았다. 현재는 북한 엘리트 계층의 단결, 중국의 태도 등을 감안하면 북한 체제의 붕괴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 더욱이 한국의 GDP(국내총생산)가 북한의 70배에 달하는 경제적 격차뿐 아니라 세계관, 가치관의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통일을 가로막는 요소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북한을 자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남북 분단이 영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이렇게 작은 한반도가 영구적으로 분단된다면 외세에 대항해 나라를 지킬 수 있을까.
▲ 그런 우려는 맞는 이야기다. 나는 개인적으로 남북한 통일의 비용보다는 이익이 더 크다고 보는 사람이다. 통일되면 인구는 7천500만명으로 늘어나고, 소비시장은 훨씬 커진다. 북한의 지하자원도 확보할 수 있다. 윤근영(keunyoung@yna.co.kr)
[저작권자ⓒ 미디어시시비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삶-특집] "한국군, 우방국 도움 없이 국민생명 지킬 수 있나"](/news/data/20260605/p1065572991766522_537_h2.png)
![[화제] '알 수 없는 선거판'…막판에 뒤집힌 충주시장 선거](/news/data/20260605/p1065570752421472_770_h2.png)
![[새 책] 『너무 빨리 배우는 아이들』-천근아](/news/data/20260531/p1065575355976698_114_h2.png)
![[새 책] 『AI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마크 코켈버그](/news/data/20260531/p1065575222311173_229_h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