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봄TV-시 낭송] 선잠 사이로-유성자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0 22:43:2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앰뷸런스 소리가

갑자기 정적 속을 흔들어대자

쉬고 있던 세포 하나가

허둥대며 뒤따라간다....

 

[시]

 

 

선잠 사이로

 

 

 

유성자

 

 

모든 것이 멈추어버린

그러나

멈춘 것은 없다

가을 뒤에 섰던 겨울이

소리 없이 밀려오고

영원할 것 같던 국화 향기도

된서리에 혼이 난 11

 

더 긴 겨울밤

헤매야 하는 깨진 잠 사이로

꾸역꾸역 쏟아지는 삶의 허물들

시계 초침 소리는

징소리 울리며 돌아가고

벌어진 잠 사이로

빠져나가는 생각들이

비껴서질 않고 있다

 

세차게 흔들리는

헐거워진 나무창은

기온만 떨어뜨리고

앰뷸런스 소리가

갑자기 정적 속을 흔들어대자

쉬고 있던 세포 하나가

허둥대며 뒤따라간다

 

봄이 말라빠진 5월 말

종합병원 중환자실

뇌사의 진단 속에 나를 맞이하던

친정어머니의 마지막 이승 모습이

겹치는 모습들 속에서

보고 싶은 얼굴로 만나는

선잠 사이로

 

 

유성자/시인·시 낭송가

 

수필가,

계간 문학의봄신인상,

문학의봄작가회 작가상,

추보문학상,

수필집 공저 아니, 그게 말이죠

[저작권자ⓒ 미디어시시비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