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도쿄 미학』 -최태화

이영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9 21: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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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3대 전통 미학 중 서민들의 미의식으로 꼽히는 ‘이키’의 기원과 변천을 조명
- 21세기 들어 ‘이키’는 재발견되면서 ‘모던 이키즘’으로 새롭게 등장
- 20세기 들어 ‘이키’는 ‘모던 이키즘’으로 부활하며, 2020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현대화된 미의식과 어깨를 나란히 해

 

     

일본에 있는 소위 3대 전통 미학이라는 개념은 헤이안 시대 귀족의 미의식 모노노아와레’, 에도 시대 지배계급의 미의식 와비사비’, 그리고 서민의 미의식 이키. 신간 도쿄 미학(책과함께)은 그중 이키라는 미의식에 방점을 두고, 그 발현과 대중문화로서 지위를 획득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인 최태화 국립군산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일본의 3대 전통 미학 중 서민들의 미의식으로 꼽히는 이키의 기원과 변천을 조명하며, 이 미의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했는지를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이키17세기 초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에도 시대에 생겨난 것으로, 옷차림이나 행동이 세련되고 보기 좋게 느껴지는 미의식을 포함한다. 시끌벅적하고 요란한 느낌을 주는 이키는 단정하고 차분한 분위기와 함께 현대인이 떠올리는 일본스러운 이미지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이키는 17세기 초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에도(江戶) 시대에 생겨나 시대를 거치면서 변천된 일본의 미의식의 하나를 말한다. 옷차림이나 행동이 세련되고 보기 좋게 느껴진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책에 따르면 이키는 서민들의 미의식으로 시끌벅적하고 요란하며 화려한 느낌을 준다. 이키는 단정하고 차분한 분위기와 더불어 현대인이 흔히 떠올리는 일본스러운 이미지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자국 문화를 산업적으로 육성하려는 일본 정부의 전략과 맞물려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을 전후로 이키가 부활했다고 책은 진단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6년 무렵부터 쿨 저팬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문화산업을 수출하는 데 힘을 쏟았는데 이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일본의 미학이 바로 이키라는 것이다.

 

이키는 오늘날의 도쿄, 즉 에도라는 대도시의 탄생 배경과 그 도시가 가진 특성과 맞물리며 나타났다. 19세기 에도의 유곽과 가부키 극장에서 비롯된 이키는 이후 서민 대중의 보편적 미의식과 도덕률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이키이키즘이라는 개념으로 더욱 확장된다. 20세기 도쿄에서 이키즘은 퇴색하고 지나간 유행이 되지만, 옛 시절을 추억하는 노스탤지어로서 임협영화 등에 남아 그 명맥을 이어간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이키는 재발견되면서 모던 이키즘으로 새롭게 등장한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현대화된 미의식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키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오늘날 첨단 도시 도쿄에서 이키는 여전히 일본의 미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미의식은 헤이안 시대부터 이어져 오는 귀족의 미의식 모노노아와레와 에도 시대 무사 계급의 미의식 와비사비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모노노아와레는 대상에 대한 공감, 애정, 배려, 연민, 동정 등의 감정을 느낄 때 얻어지는 미적 쾌감으로 정의된다. 이 미의식은 겐지 이야기를 통해 잘 설명되며, 일본 고전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와비사비는 단정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중시하는 미의식으로, 다도, 일본 정원, 마쓰오 바쇼의 하이카이 등을 통해 일본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이는 센고쿠 시대부터 에도 시대에 걸쳐 형성됐다.

 

 한편, 19세기부터 시작된 일반 서민 대중의 미의식인 이키는 에도 토박이인 에돗코에 의해 발전했다. 에도는 참근교대 제도로 인해 시골 무사들이 잠시 머무는 곳이었지만, 에돗코는 에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반영한 문화를 창조하고 향유했으며, 경제적 부를 축적한 조닌들은 에도의 대중문화 중심지에서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일본 정부는 자국 문화를 산업적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전후해 이키를 부활시켰다. 2016년부터 추진된 쿨 저팬 프로젝트는 문화산업을 수출하는 데 집중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키는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일본의 미학으로 자리 잡았다.

 

이키는 에도라는 대도시의 탄생 배경과 그 특성 속에서 나타났으며, 19세기 에도의 유곽과 가부키 극장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장소들은 서민 대중문화의 중심에서 비일상과 일상을 넘나드는 역할을 했다. 유녀들의 미의식이 이키로 발현돼 저잣거리로 퍼지며 유행하게 됐고, 가부키 극장은 현실의 불만과 괴로움을 해소하는 공간으로서 이키와 밀접하게 연결됐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은 전통적인 미학이 서양과 연동되면서 임협 영화 등을 통해 이키의 미학을 반영했다. 20세기 들어 이키모던 이키즘으로 부활하며, 2020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현대화된 미의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오늘날 도쿄는 전통과 현대를 융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며, ‘이키는 여전히 일본의 미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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