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봄TV 시낭송퍼레이드-퇴고-정경임
[시]
퇴고
정경임
사방 벽에는 호롱 빛만 아른대고
속 타는 심정 붉은 영산홍으로 사위어라
정적을 깨는 닭 울음소리에
십리길 나갔던 정신이 돌아와라
어허 화관 먼저 벗기고
대비녀를 빼어라
칭칭 감아 맨 옷고름이
손끝에 미끄러지어라
에헤라
활옷이여
원삼을 벗기니
저고리 삼작이 기다리고
겉저고리 벗겼더니
분홍속적삼이 기다려라
다홍치마 걷어내니 남색치마 나타나고
속치마 내리니
에헤라디여
갈수록 태산이라
밤은 밤이 아니었고
거친 호흡이어라
이글거리는 장작불이어라
동녘 살이 스며드니
녹의홍상 어디 가고
풀기 빠진 적삼만 남았더라
* 2021년 문학의봄작가회
올해의작품(대상) 수상작
(다솔) 정경임 시인
2008년『문학의봄』등단,
2008년 문학의봄작가회 작품상 수상,
2021년 문학의봄작가회
올해의작품(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