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226만으로 급증 이단교회 신자 34만∼66만명으로 추정
종교가 없는 사람이 국민 3명 중 2명 꼴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일 목회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한 '제5차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 따르면 종교인의 비율은 36.6%인 반면 무종교인 비율은 63.4%로 파악돼 지난 1998년 이후 실시한 5차례의 조사 중 가장 높았다. 이번 리포트는 개신교인 2000명, 비개신교인 1000명, 목회자 802명, 일반국민 9182명 등 총 1만298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1998년 조사에서 52.8%였던 종교인 비율은 2004년 조사에서 57.0%로 상승했다가 2012년 55.1%, 2017년 46.6%로 하락했으며 작년 조사에서 최저치를 기록한 것.
반면에 같은 기간 종교가 없는 이들의 비율은 47.2%, 43.0%, 44.9%, 53.4%로 변동했다가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나타낸 것이다.
이들 무종교인 성별을 보면 남성 73.8%, 여성 53.1% 이었고, 연령별로는 20대 80.9%, 30대 75.5%에 달해 젊은층의 종교인 비율이 평균보다 낮았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 등 3대 종교인의 비율은 각각 16.3%, 15.0%, 5.1%로 세 종교 모두 1998년 조사 시작 후 최저 비율에 달했다.
종교를 믿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으로,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개신교인 중 ‘이단 신자’ 비율은 최소 6%에서 최대 12%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 '당신이 출석하는 교회는 정통적인 교회에서 주장하는 소위 이단에 속한 교회인가'라는 물음에 6.3%가 '그렇다'고 답했고 5.8%가 '잘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87.9%는 정통 교회에 다닌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과학적 방법을 동원한 개신교 내 이단 신자 비율 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들 응답자는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여호와의증인 등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 소속 신도인 것으로 보인다. 전체 교회 출석자 약 545만 명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이단 교회에 다니는 신자는 최소 34만 명, 최대 66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협의회는 전했다.
아울러 협의회는 전체 개신교인 약 771만 명 가운데 교회에 다니는 이들은 545만 명 정도이고 나머지 226만 명은 신앙은 있으나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인 것으로 추산했다.
‘가나안 성도’는 29.3%로 2017년(23.3%)보다 6%포인트나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개신교인은 15.0%로 5.3%포인트나 추락했다.
주일예배 형태는 온·오프 하이브리드 방식이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하이브리드 예배 비율은 65.5%였다. 현장예배만 드리는 비율은 26.2%에 그쳤다. 이 같은 통계는 지난 3년간 이어진 팬데믹과 상관성을 지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코로나 때 대면예배 출석 자체가 줄면서 자연스레 가나안 성도가 늘어나는 상황에 놓였다”면서 “교회와 목사에 대한 신뢰도,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교회에 대한 실망으로 출석하지 않거나 종교를 버리는 이들이 많이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팬데믹은 신앙생활 전반을 바꿔놨다. ‘신앙 성장에 도움을 받은 항목’을 조사한 결과 인터넷과 유튜브 등 미디어가 19.1%로 2012년(1.4%), 2017년(7.1%)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아져 주된 신앙성장 도구로 급부상했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로 비대면 예배를 많이 드리게 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신앙 성장에 도움을 주는 주체가 ‘개교회’ 중심에서 교회 외적인 요인으로 확산·분산되는 추세도 보인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의 윤리 의식 변화도 뚜렷했다. 흡연 동성애 외도를 제외한 모든 윤리의식 조사 항목에서 목회자들의 수용도가 높아지며 개방화되는 추세였다. 특히 이혼은 52%, 안락사는 63%로 목회자들의 절반 이상이 이를 수용했다.
교회 예산도 전체적으로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목회자 8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난해 대비 예산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38.1%로 17.3%에서 20%p 가량 상승했다. 예산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28.2%에서 15%로 크게 줄었다.
출석 교인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목회자도 작년 24%에서 올해 71%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교회 예산과 성도 증가에 대한 긍정적 응답은 중대형 교회에서 두드러지면서 교회간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목협 관계자는 "이번 통계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의식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료가 정부, 기독 언론, 교계, 학계 등에서 사용할 새로운 객관적이고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는 한목협의 주요 조사 결과 중 일부로 전체 결과는 '2023 한국기독교 분석리포트' 출간 기념에서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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