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봄 TV-시 낭송] 우물-임한호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5 08: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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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도 없이
내가 연신 길어 올리는 것이
나였으면
너였으면

채워 놓고 채워 놓고
돌아서면 밑 빠진 독
...

 

[]

 

우물

 

 

 

 

임한호

 

자맥질하는 두레박에 매달린

삭은 동아줄 같은 인생

 

오늘도 독 안에 가득 채울 사랑 찾아

짚 똬리 항아리 머리에 얹고

우물가에 이르면

 

동심원 회오리 물결 속

탄력 잃어 뭉개진 내 얼굴이

검은 우물 속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여기서 날 건져 낼 사람은 누구인가

덜어내고 덜어내도

여전히 팔부능선으로만 채우는

넌 한 번도 흘러넘쳐 본 적이 없겠지

 

마중물도 없이

내가 연신 길어 올리는 것이

나였으면

너였으면

 

채워 놓고 채워 놓고

돌아서면 밑 빠진 독

새 나가는 널 붙잡으려

저물도록 물만 긷다 하루가 저물면

 

물 항아리에 간당간당

또다시 시작되는

너를 향한 자맥질

 

 

임한호 시인

 

국어교사. 문학의봄신인상(),

월간 시사문단신인상(수필),

문학의봄작가회·시사문단 낭송가협회 회원,

빈여백 동인,

17회 빈여백동인문학상 본상,

1회 글로벌문학상(수필) 우수상,

1회 끄트머리시 창작클럽 대상,

2021 문학의도시 안산 프로젝트 세줄시 공모전 입선,

4회 나디오 오디오작가 공모전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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