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 부모가 결혼한 달에는 결혼하지 않는 게 좋다?-그릇된 주장

 문: 부모가 결혼한 달에는 자녀가 결혼하지 않는 게 좋다는 말 때문에 기피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근거가 있는 말인가요?

답: 《주역》에는 “하늘의 도(道)는 남자를 이루었고 땅의 도(道)는 여자를 이루었다.” 1) 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양기는 남자를 이루고 음기는 여자를 이루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 선조들은 그 사람이 받은 음양오행의 기운과 가장 잘 맞는 연월일시를 가려서 혼례를 치렀습니다. 연월일시에 유행하는 기운과 그 사람이 타고난 기운을 비교 분석하여 좋고 나쁜 날을 가린 것입니다. 천문역법을 근거로 길일과 흉일을 가렸던 셈이지요.

그러나 천문역법과 음양오행은 물론 아무런 근거도 없이 결혼식을 꺼리는 달이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결혼하신 달이 바로 그달입니다. 부모님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라고 하는 구전만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 속설은 천문역법을 비롯한 그 어떤 동양의 예법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잘못된 주장이 분명합니다. 애사가 있었던 달에 경사를 치르는 것은 결례가 될 수 있지만, 경사가 있었던 달에 경사를 치르는 것은 결례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기쁨은 곧 자녀의 기쁨이 되고 자녀의 기쁨 역시 부모님의 기쁨인데 어찌 부모님이 결혼한 달에 그 자녀가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말인가요? 동양 예법과 운명 철학을 바탕으로 보면 오해가 틀림없습니다.

애사가 있는 그해(年)와 달(月)에 경사를 치르는 것은 분명 결례를 범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부모님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그 해와 부모님의 제사 또는 문중의 시제가 있는 달에 결혼식, 회갑, 돌잔치 등의 경사를 성대하게 치르는 것은 예의에 벗어난다는 뜻입니다.

간혹 부모님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는데도, 경건한 마음으로 음덕에 감사해야 할 애도의 기간인 그해에 결혼식 등의 경사를 예정대로 치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혼식 날짜를 먼저 잡아놓았다는 이유에서지만 무례의 차원을 넘어 패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재지변을 비롯한 전쟁 등으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정한 국경일이 있는 달이나 그날에 결혼식 돌잔치 등의 경사를 성대하게 치르는 것 역시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집안에 잊지 못할 우환이나 애사가 있었던 그해를 비롯하여 그달에 결혼식 등의 경사를 치르는 것은 결례가 되지만, 경사가 있었던 해나 경사가 있었던 달에 결혼식 등의 경사를 치르는 것은 결례가 되지 않습니다. 경사가 있었던 달에 경사를 치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 乾道成男, 坤道成女。

▲필자 : 허정(虛靜) 이상엽(李相燁)

필자 : 허정(虛靜) 이상엽(李相燁)

1961년 충북 괴산에서 출생했으며 본명은 이선집(李善集) 자는 상엽(相燁) 호는 현송(玄松) 허정(虛靜) 당호는 오원재(悟元齋)다. 고 남호천(南昊泉) 선생 문하에서 사서(四書)를 수학했고, 고 유석형(劉碩炯) 박사의 심령학 강의 구문지법, 염력개발 등을 수강했으며, 고 명허선사(明虛禪師)에게 역법, 주역, 계사전 및 주역천진 등을 수학했다. 저서로 『명리정의』, 『운명학, 감추어진 진실을 말한다』, 『역법의 역사와 역리학의 바른 이해』가 있다.사단법인 대전 충남 서예전람회 초대작가.사단법인 한국서도협회 초대작가.-SBS, KBS, TJB 등 TV방송사 생방송 및 인터뷰 참여-동아일보, 연합뉴스, 세계일보, 데일리안, 대전매일, 충청투데이 등 다수 신문에 고정칼럼 집필 및 인터뷰 참여現 역리학당 오원재 운영 / 전화: 042-252-2873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대덕대로 223 대우토피아오피스텔 13층 13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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