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봄TV-시 낭송] 손-강지혜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9 02: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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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마디마디마다 지독히도 추웠던 시간
우뚝한 매듭이 꼭 알몸으로 버티고 서 있는 바위다...

 

[시]

 

 

 

강지혜

 

 

검푸른 뿌리가 불거져 나온 손등

거뭇거뭇 검버섯 피었다

뿌리를 감싼 흙 갈피에 숱한 점

고단한 하루하루가 쌓여 굳어진 돌멩이런가

해 넘겨 그 돌도 어느새 깊이 박혔다

거친 바람 속 막막하기만 한 흙길

햇볕 한 움큼 들지 않는 어둡고 황폐한 손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지독히도 추웠던 시간

우뚝한 매듭이 꼭 알몸으로 버티고 서 있는 바위다

 

가만히 말아쥔 주먹

등에 핀 검버섯은 모진 시집살이로 울결된 홧꽃이리라

갈라져 움푹한 밭고랑

손의 둔덕은 당신이 돌아가시고 나서나 돋궈질까

거친 세월을 견뎌낸 손

낡고 때 낀 삶이 빗금쳐 있다

끊어질 듯 툭 불거져 나온 힘줄

안간힘으로 남은 생을 움켜쥐고

 

어머니 따듯한 손에서

묵은 삶의 냄새

홧꽃의 향기가 번져 나온다

 

 

홧꽃(-) : 억울한 마음을 삭이지 못해서 생긴 병으로 생긴 꽃=검버섯

 

 

강지혜/시인

 

경기문협 제1기 수료,

한국작가 등단,

첫 시집 별을 사랑한 죄

동시집 별나무

산문집 내 안의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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