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단어를 낯설게 비트는 재치 있는 말놀이 인상적

"뒷모습이 네 뒷모습이/ 얼굴이 될 때까지 그 얼굴이/ 사라질 때까지/ 사라지고 나서도 널 바라보았다/ 여기 여섯 개의 진흙덩이들/ 나처럼 널 알지 못해 그들은/ 우리가 함께 나눈 시간/ 모래로 부서지는 날/ 다시금 다시금 다시금 다시금, 다듬던"('첫 공' 중)
2021년 김수영문학상을 통해 문단에 등장한 최재원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단디'는 '단단히'라는 뜻의 경상도 방언으로, 시인은 세상을 단단히, 자세히, 확실히, 똑바로 봐달라고 요구한다.
시인에게 본다는 것은 단순히 대상을 관찰하는 행위를 의미하진 아니다. 익숙한 사물을 뜯어보고, 톺아보고, 들여다보고, 다시 봄으로써 사물의 본래 이름과 의미를 벗겨내고 그 안에 감춰진 다른 세계를 발견하는 행위다.
'숨 밖 옥 쥘'(숨바꼭질), '감가삼각'(감가상각)처럼 익숙한 단어를 낯설게 비틀어 새로운 의미와 감각을 탐구하는 재치 있는 말놀이도 인상적이다.
한 손에 날 것의 언어를, 한 손에 가변적 형식을 움켜쥐고 자유로운 언어 감각을 한껏 밀어붙이는 시집이다.
문학과지성사.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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