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병환] 정의용 장관의 뉴욕 발언으로 중국은 안심하였다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7 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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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정의용 장관은 미국외교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중국 외교가 공세적인지와 관련하여... ‘중국은 경제적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어 공세적 외교를 펼치는 것은 당연하다’ ... 고 답변하였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미중 사이 선택을 해야 한다고 보지 않으며 특히 한국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중국 언론은 9월 중순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에 대해서 작년 11월 이후 1년도 안 되어 또 방문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도하였는데 왕이 부장의 방한은 한국이 미국의 반중 캠페인에 동조하지 않도록 거듭 챙기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왕이 부장의 한국 방문 중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여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고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왕이 접견 직후 중국을 자극할 수도 있는 무기인 SLBM 시험 발사를 참관하였다. 이로 인해 그의 이번 방한에 대해 일부 국내 언론매체는 외교 참사라고 까지 논평하였다. 하지만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을 수행한 정의용 장관이 미국에서 한 발언을 듣고 왕이 부장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정의용 장관은 미국외교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중국 외교가 공세적인지와 관련하여 공세적이라는 표현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어 공세적 외교를 펼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은 20년 전 중국이 아니다’ ‘우리는 중국이 주장하고 싶어 하는 것을 들어야 한다라고 답변하였다. 정 장관의 답변에 대해 국내 매체들이 중국의 대변인아니냐고 보도하자 정 장관은 기자들에게 해명하면서 서운하다고 하였다는데 진의가 그런 게 아니었다면 서운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능력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몇 가지 지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누가 보더라도 정 장관의 발언은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중국 입장을 이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저자세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 점 정 장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러한 비난이 오해이며 억울하다고 생각한다면 정 장관은 저명한 미국 외교협회와의 간담회 기회를 이용, 그러한 비난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답변하는 것이 장관으로서 할 일이 아닐까? 정 장관은 그러한 정무 감각도 없는 것인지 아니면 중국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천명하여 중국의 호감을 계속 사려 한 것인가

 

둘째, 중국이 강압적이라는 여러 나라의 우려를 중국에 전달하고 있으며 중국이 한국에게는 아직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였는데 한국에 대해서 강압적이지만 않으면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겠다는 말인가? 

 

셋째, 한국에 대해서는 아직 강압적이지 않다고 했는데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중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거칠고 치사한 대응은 무엇인가? 롯데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중국 정부로부터 핍박을 받았는지 모르는가? 정 장관의 기준에 중국이 얼마나 우리를 괴롭혀야 강압적이라고 할 것인가

 

넷째, 대한민국의 민족공존과 공영의 호소에 대해 귀를 막고 핵무장을 한 북한은 여전히 우리의 적이다. 그 적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에 대해 한국의 동맹인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정책 싱크탱크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을 미국 조야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작년 10월 이수혁 주미 대사의 문제 발언이 이 대사의 개인적 의견이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어 사회자가 한국을 미국, 일본, 호주 등 반중 블록으로 규정하려 하자 정 장관은 그건 냉전 시대 사고방식이라고 했고,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미중 사이 선택을 해야 한다고 보지 않으며 특히 한국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러한 답변은 적절한 것인가?

 

냉전 시대의 사고방식이라는 답변은 어처구니없는 답변이다. 한반도에서 냉전이 종식되었나? 아니다. 냉전에 대해 남 이야기하듯이 이야기하는 외교부 장관은 어떤 안보의식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는 자신감에 넘쳐 나온 이야기인가?

 

한편 중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대변하는 환구시보 영문판(Global Times)은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례적으로 보도가 아니라 사설형식으로 반응을 보였다. ‘한국 외교장관은 친중국(pro-China)이라기 보다는 친한국(pro-SK)이다라는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정 장관은 한국의 외교장관이라는 당연한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은 한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중국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끝으로 우리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나? ‘정 장관은 중국의 외교부장인가, 아니면 북한의 외무상인가?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소집하여 정 장관을 불러 따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필자 소개>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

주러시아 대사관 경제공사 등 4차례에 걸쳐 11년 간 러시아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외교관이다현재는 각종 매체에 한·러 관계와 러시아에 관해 기고하고 있다.

 

▲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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