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편지로 시대를 넘나드는 공감의 전시회

안진영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8 11: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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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옛사람들의 진솔한 편지 전시
다양한 관계 속 따뜻한 사연, 한글편지로 재현
관람객 체험: 옛날 우체통에 마음을 담아 보내기
한글편지, 시대를 초월한 소통의 매개체로 자리매김

 

옛사람들의 한글편지를 통해 시대를 넘어 공감을 선사하는 기증유물특별전 '한글편지, 문안 아뢰옵고'가 12월 10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B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이 개관을 준비하던 시기부터 여러 시민이 기증한 한글편지를 정리하고 연구한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다.

 

전시에는 진성 이씨 종가, 광주 이씨 종가, 박한설, 정해동, 왕석산 등이 기증한 고문서가 포함돼 있다. 아들과 어머니, 시부모와 며느리, 사돈과 형제자매 등 다양한 관계의 안부 인사, 물건 목록, 보고문을 포함한 총 60여 건의 편지를 만나볼 수 있다. 한글편지는 한문 서신과 달리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널리 사용했고, 구어적 표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그들의 일상과 감정을 생생히 담고 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제1부 '편지를 쓰다'는 가족 간에 오가는 효와 예의 실천으로서의 한글편지를, 제2부 '편지를 읽다'는 정보와 내용을 전달하는 실용적 소통수단으로서의 한글편지를, 제3부 '편지를 보관하다'에서는 기증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의 활동을 조명한다. 특히 제1부에서는 부모와 자식, 시부모와 며느리, 사돈과 형제자매 등 다양한 관계 속 따뜻한 사연들이 담겨 있다.

 

 

전시장 입구의 '도입 영상'과 '어머니의 방'은 순천부사로 떠난 아들 오준영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쓰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연출한 공간이다. 서울에 살던 어머니가 아들을 먼 타국에 보낸 듯한 간절한 사랑과 걱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옛한글은 띄어쓰기 없이 흘림체로 쓰였기 때문에 읽기가 쉽지 않지만, 판독문과 현대어 번역문을 패널과 키오스크로 제공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은 마음을 담은 한글편지에서 얻은 공감을 바탕으로 연말연시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직접 편지를 쓰고 보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시전지 문양 엽서에 편지를 쓴 뒤 전시실에 있는 옛날 우체통에 넣으면 실제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은 “옛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쓴 글에는 사랑과 그리움, 배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 여러분께서도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따뜻한 인사를 나누는 정서를 온전히 느껴 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의 진솔한 감정과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현대인들에게도 따뜻한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한글편지가 단순한 글이 아닌, 시대를 초월한 공감과 소통의 매개체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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