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의 시 맛보기] 물의 뜰-강성남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5 09: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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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은 물의 눈꺼풀이에요
수면을 쿵쾅거리는 물의 심장 소리가 들려요
꽃잎들이 수면을 한 꺼풀씩 벗길 때마다 잔잔한 파문이 일어요

 

[]

 

물의 뜰

 

 

 

 

강성남

 

 

 

꽃잎은 물의 눈꺼풀이에요

 

수면을 쿵쾅거리는 물의 심장 소리가 들려요

 

버드나무는 분홍 원피스를 입었어요  

 

꽃잎들이 수면을 한 꺼풀씩 벗길 때마다 잔잔한 파문이 일어요

 

엄마가 악어 등을 타고 놀아요

 

건들바람이 긴 혀로 타일러요, 물을 안고 가라고요

 

엄마가 꽃나무 속으로 예배를 보러 가요

 

호숫가를 걷는 사람들 슬리퍼 끄는 소리가 들려요

 

졸던 봄이 화들짝! 눈을 떠요

 

 

* 강성남

2009 농민신문 신춘문예 등단.

2018년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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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맛보기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이미지가 신선하다.

개화하는 꽃들과 호숫가의

봄 풍경이 어우러진 그 속에서

새로운 생명체가 금방이라도

기지개를 켜는 듯하다.

 

꽃잎은 물의 눈꺼풀이에요

이 한 문장을 통해서 꽃과 호수가

봄을 맞아 파문을 일으키는 그림이

환하게 그려진다.

 

수면을 쿵쾅거리는

물의 심장 소리가 들려요

역시 같은 표현으로서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

 

이 시의 전체를 보면

봄을 키워내는 어떤 존재가 빛난다.

봄이 빚어내는 모든 현상이 경이롭다.

분홍 원피스를 입은 버드나무,

건들바람과 슬리퍼를 끄는 사람들

모두 찬란하게 봄을 맞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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