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이 공개한 영상입니다.
드론이 건물 상공을 선회한 뒤 폭탄을 투하하자 건물에서 폭발과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촬영 시점과 정확한 지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캄보디아 국경 인근 지역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10월 미국의 중재로 일단락됐던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이 불과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했습니다.
이번 충돌은 지난 7일 국경 초소 간의 우발적 총격으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사흘 동안 전투기와 다연장 로켓포가 동원되며 무력 충돌이 급속히 격화했습니다.
캄보디아군이 BM-21 다연장 로켓포를 발사해 태국 측 국경 마을을 타격하자, 태국군은 즉각 F-16 전투기를 출격시켜 캄보디아 군사 기지와 무기고를 대규모로 공습했습니다.
문제는 교전이 군사 시설을 넘어 민간 지역까지 확산됐다는 점입니다.
국경 인근 카지노 단지와 민가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현재까지 최소 15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전투가 이어지자 주민들의 탈출도 본격화했습니다.
약 40만 명에서 50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학교와 사원 등으로 긴급 대피했지만,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해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츄엇 엥 / 캄보디아 주민]
“오늘이 전투 사흘째입니다. 태국 F-16 전투기가 이 마을 두 곳을 폭격했습니다. 오늘은 폭격이 없었지만 국경 쪽에서 총성이 들렸습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 배경에는 양국이 100년 넘게 갈등을 이어온 11세기 힌두 사원 ‘프레아 비헤아르’ 주변 영유권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했던 ‘쿠알라룸푸르 휴전 협정’이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외교적 해결의 동력도 사라진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개입 의사를 밝혔습니다.
[녹취: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제가 그 싸움을 멈추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누가 또 그걸 할 수 있겠어요? 생각해 보세요. 저는 8개의 전쟁을 해결했습니다. 가끔씩 다시 불이 붙을 때가 있어. 그럴 땐 작은 불씨를 꺼야 하죠. 이번에도 진화할 겁니다. 그래서 내일 통화할 예정이고, 가능할지 한번 보려고 합니다.”
현재 태국과 캄보디아 양측 모두 “주권이 보장될 때까지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며 병력을 증파하고 있어, 동남아 국경 분쟁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