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의 窓] 네이버 퇴출 언론들을 위한 변명

김영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1 16: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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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미디어 시시비비 편집국장

네이버와 다음의 언론사 진입과 퇴출을 전담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수원일보와 한라일보 등 34개 언론사를 퇴출시켰다.

이들 언론사들은 저널리즘 가치를 훼손하고 뉴스검색 품질을 떨어뜨려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기사를 위장한 광고행위로 부당한 이익을 추구했다는게 표면적 퇴출 이유다.

네이버 등 포털에서 자신들이 생산해낸 뉴스를 검색할 수 없게된 이들 퇴출 언론사 입장에선 하루 아침에 날벼락 아니 언론으로서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상실해버리는 그야말로 사형선고를 받은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최소 30건 이상의 기사광고 게재로 6점 이상의 벌점을 받아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규정’에 따른 재심사를 거쳐 퇴출이 이뤄진 만큼 뒤늦게 이에 시비를 걸거나 이의를 제기해본들 아무런 실익이 없으며 가당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재심사때 퇴출 언론사가 9개에 불과했던데 반해 올해 무려 34개에 달하는 숫자는 그야말로 ‘언론 대학살’로 불려질 만큼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도대체 그 배경은 무엇이며 과연 누구를 위한 ‘게임의 룰’인지 원초적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자유 민주주의의 요체요 입법·사법·행정부에 이어 제4부로 지칭되는 언론의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재판절차가 아예 접근이 불가능하고, 심지어 회의장소도 공개하지 않으며 해당 회의록이나 발언록조차 공개하지 않는 등 비민주적이고 은밀하게 말살애소 '깜깜이'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오해의 소지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다.

사실 뉴스 어뷰징 문제가 불거지면서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얼떨결에 탄생된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사단법인도 아닌 임의단체로 그동안 대한민국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을 해오면서 정작 어떠한 견제도 받지 않는 초법적 단체라는 지적을 받아왔었다.

아울러 ▲뉴스제휴평가 위원 구성 ▲지역 및 여론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 제휴 언론사 선정 ▲위원명단·회의내용·제재·퇴출심사의 불투명성 등 수많은 문제점들이 동시에 제기된 바도 있다.

특히 30명의 위원중 정부가 임명한 언론진흥재단이 포함돼 있고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협회 등 사용자 단체들과 전현직 언론인들이 자신들의 수익과 직결될 수 있는 해당 심사에 참여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홍보기사와 광고기사에 대한 명확한 분별 기준이나 체계적인 검증시스템도 없이 누군가의 신고나 경쟁업체의 고자질에 의존하는 작금의 후진적인 벌점 부과방식으로는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징계의 합목적성이나 보편타당성을 결코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독자들은 유해성 광고나 기사를 위장한 광고에 현혹되거나 이를 구분못할 정도로 호락호락하거나 어리석지도 않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언론매체도 엄연한 기업인 만큼 이윤추구가 궁극적 목적일진대 미국,영국,호주 등 선진국에선 오히려 적극 권장하고 있는 애드버토리얼(기사형 광고)을 강제로 틀어막고선 이를 어겼다고 벌점을 매겨 언론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이슬만 먹고 살다가 굶어죽으라는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가진 자와 힘있는 자들의 편에 서서 일방적 편파보도와 허위과장보도로 뒤에서 수억원대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일부 유력언론의 기생행태는 모른척 눈감으면서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해 식당 등 소상공인들로부터 겨우 몇만원짜리 기사형광고를 몇차례 게재했다고 힘없고 빽없는 지역 및 중소 인터넷 언론들을 급기야 사지(死地)로 내모는 작금의 언론정책은 결코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설득력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명분쌓기용이 아닌 진정으로 저널리즘 가치 회복과 독자들의 알권리 보장 차원이라면 차라리 진영논리 혹은 금권주의에 매몰된 채 ‘아니면말고식’ 혹은 ‘꼬리물기식’ 가짜뉴스들로 국민들 눈과 귀를 현혹시키며 여론을 호도하거나 국론을 분열시키는 ‘분탕질’ 언론들부터 먼저 퇴출시켜야 마땅하지 않을까.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팍팍한 시기에 약육강식 혹은 승자독식을 합리화하는 ‘정글의법칙’이 아닌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고 옆에 있는 측백나무가 기뻐한다는 ‘송무백열’(松茂柏悅)과 먹이를 발견하면 울어서 동료들을 불러모아 같이 먹는 ‘녹명’(鹿鳴)의 교훈과 지혜를 새삼 떠올리게 된다.

 

추풍낙엽이 일상화된 스산한 계절에 "나는 가노라"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한채 황망지졸간에 '불귀의 객' 아니 유명(幽明)을 달리한 34 위(位)의 언론제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하면서 다음생에는 결코 이땅에 약체언론인으로 태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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