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의 여의도 포커스] 민주당 ‘공천 파동’ 배경과 전망

김영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7 15: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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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 선임기자
# 과거 김대중과 김영삼이 야당을 이끌던 시절, 공천 결과는 거의 토요일 퇴근 무렵 발표됐다.(당시 직장인들은 토요일 오전까지 근무) 곧이어 탈락자들이 빈 당사로 들이닥쳐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부수며 격렬하게 항의하곤 했다.

 

 그때는 이른바 제왕적 총재가 공천 전권을 휘둘렀으나 비주류에도 대략 40% 정도를 안배, 세력 간 견제와 균형을 유지했다.

 

 그러나 계파가 유지되려면 정치자금이 필요했고, ‘금권정치에 대한 폐해가 누적되자 이를 개선하라는 사회적 압력이 고조됐다. 정치권에 시스템 공천이 조금씩 자리잡힌 배경이다.

 

 # 민주당이 심각한 공천 파동에 휩싸였다. 예상보다 압승했던 지난 총선, 그때 청구된 영수증이 이제야 도착한 셈이다.

 

 8년 전 문재인 대표에 의해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짜르김종인은 이해찬 강기정 정청래 등 이른바 친노 후보들을 별 설명 없이 그냥배제해 버린 적도 있다. 이처럼 공천권을 행사한 지도부의 정치적 책임은 기본적으로 총선 성적에 따라 좌우될 뿐이다.

 

 현 민주당의 공천시스템은 2015김상곤 혁신안에서 기원한다. 허점 많은 ARS 여론조사나 불투명한 현역 컷오프 기준 등도 그때 만들어졌으나 이번처럼 잡음이 일어나진 않았다. 안철수와 반문 정치인들이 국민의당을 창당, 제발로 걸어나가 친문 주류가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 총선에선 낙천 비문 후보들의 볼멘소리가 많았다. 당시 공천제도에 별 지적을 하지 않고 국회에 대거 입성한 친문계가 이번엔 격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니 격세지감이다.

 

 아무리 그래도 박용진이 하위 10%라는 게 말이 되느냐라는 지적이 많다. 안타깝게도 말은 된다. 지도부 입김이 들어갈 수 있는 정성 평가, 특히 동료의원들의 다면평가라는 시스템 때문이다. 주류가 특정 의원들을 표적 삼아 점수를 낮게 주면 방법이 없다.

 

 # 일부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적합도 조사가 이뤄지고 비선 개입의혹까지 제기되는 것에 대해선 지도부 해명이 나와야 한다. 비록 문제 있는 시스템이라도, 그래서 더 공정한 잣대와 투명한 과정이 필요하다.

 

 예컨대 추미애는 되는데 임종석은 안되고, 이재명 건은 야당 탄압이고 노웅래는 정당한 검찰 수사다? 설득력이 부족하다.

 

 믿고 싶지 않은 얘기이나 민주당의 총선 목표는 적당한 크기의 더 단단한 이재명 민주당’”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근거 없는 낭설이라면 상황을 여기까지 몰고 온 당 주류의 정치력 부재다.

 

 거셌던 정권 심판 여론을 각종 헛발질로 이 정도 반전시키기도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성남시나 경기도 단위의 선거만 치러본 측근들의 정무 역량 부족일 수 있다.

 

 만에 하나 저 관측이 사실일 경우, 이 대표 등은 크게 착각하는 것이다. 리드하는 정당도 엄살까지 부려가며 최후의 일각까지 총력전을 펴다 탈진하는 게 선거다. 적당히 승리하려는 정당에 표를 주고 싶은 유권자는 많지 않다.

 

 근래 설 명절까지 앞서다 패배한 총선이 두 번 있었다. 이명박 심판 열풍에 안심하다 박근혜 비대위에 역전당한 2012년 민주통합당, 그리고 진박·친박·비박 감별하며 옥새 들고 나르샤하다 몰락한 2016년 새누리당이 그랬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민주당이 그 경로를 밟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흐름도 그렇다. 획기적 반전 카드가 나오지 않으면 과반은 고사하고 120석 안팎, 심지어 두 자릿수 의석 전망까지 나온다. 여권은 속으로 웃고 민주당 지지층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P.S : 1차 광주 경선에서 현역교체 바람이 불었다. 이러다 호남은 대부분 초선으로 채워질 수도 있겠다. 현역 중에서도 될성싶은 재목은 키워야 한다. 중진이 있어야 호남 정치력 복원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광주드림 서울본부장 겸 선임기자 kdw34000@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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