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시화전] 돗돔을 기다리며 -홍성식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1 13:37:2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영상]-정준희

......
허나, 공포와 마주 서지 않는 삶이란 여기 없으니
기어코 떨쳐야 할 두려움 너머로
보라, 저기 울컥대는 파도 위 날랜 달음질로
돗돔이 돌아온다

 

 

[]

 

 

돗돔을 기다리며

 

 

 

 

홍성식

 

 

수영하는 아이들을 삼킨다는 거대한 은빛 비늘

소문은 끈질기게 떠돌았다

누군가는 아름드리 참나무를 꺾어

해지는 방파제 끝에서 오랫동안 서성이고

 

새카만 낯짝의 사내들이

닻을 올리고 먼바다로 떠날 무렵

선착장마다 만삭의 아내들이 흐느꼈다

길잡이 굿의 징 소리로도 돌아오지 못할 사람들

 

먼저 떠난 작은 섬에 노인은 낡은 액자 속에서

아직도 귀때기 파란 스무 살인데

부랴부랴 굵은 낚시를 건사하는

남편의 손놀림은 아내를 무시한 채 등을 돌렸다

주춤대던 아이의 울먹거림은 기어코 울음이 되고

 

허나, 공포와 마주 서지 않는 삶이란 여기 없으니

기어코 떨쳐야 할 두려움 너머로

보라, 저기 울컥대는 파도 위 날랜 달음질로

돗돔이 돌아온다

 

[저작권자ⓒ 미디어시시비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