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필] 인문학적 영화 보기 <하늘의 침묵>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9 13: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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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침묵>하늘이 침묵하면 인간이 심판한다

 

 

누구나 극히 억울한 일이나 충격적인 일을 당하게 되면 "하늘이시여! 알고 계십니까? 왜 응답하지 않는 것입니까?"라고 무심결에 외치게 된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톨스토이는 '하느님은 진실을 알고 있다. 다만 기다릴 뿐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하늘에 대한 무한 신뢰다. 그러나 평범한 인간은 '하늘의 침묵'의 깊은 뜻을 알 수 없다. 현실의 짧은 생을 사는 인간으로선 언제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일. 즉각 조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 [유종필의 인문학적 영화 보기] <하늘의 침묵>


심오한 제목만큼 무거운 내용

 

제목이 주는 무거움이 보기도 전에 심리적 압박감을 준다. 이런 영화는 심오하거나, 아니면 제목만 멋있고 내용은 반대일 수 있다. 다 본 느낌은 중간쯤. 별다른 흥미 요소는 없다.(극히 주관적 생각임.) 생각은 많이 하게 만든다. 예술성은 뛰어나다. 화면이 아름답고, 배우들의 심리묘사도 뛰어나다. 은근히 스릴을 느끼게 하기도

 

▲ [유종필의 인문학적 영화 보기] <하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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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당하는 아내를 목격

 

두 아이의 엄마인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 당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남편은 귀가하다 이 장면을 목격하지만 무기를 든 두 괴한을 잘못 다루면 아내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에 갈팡질팡하고 만다. 아내는 폭행 사실을 남편에게 숨긴다. 남편도 모른 체한다. 큰 배 지나간 자리는 금세 원상복구되지만, 이런 일을 없었던 것으로 치고 살기는 불가능하다.

 

▲ [유종필의 인문학적 영화 보기] <하늘의 침묵>

 

불행한 사건을 숨기는 아내

 

이 날부터 부부는 말은 않지만 각자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집안 분위기도 어쩐지 서먹하기만 하다. 남편은 사적인 복수를 결심하고 범인 형제를 찾아 나선다. 린치(lynch), 즉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사적인 폭력을 행사하여 죽임으로써 응징한다. 아내는 이 장면을 숨어서 목격한다. 영화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장면도 부부가 서로 모르는 척하면서 막을 내린다. 이후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결과는 모두의 불행임이 분명하다.

 

▲ [유종필의 인문학적 영화 보기] <하늘의 침묵>

 

부부간에 숨길 필요가 있을까

 

부부란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헤어지면 아무것도 아닌 관계다. 원수가 되기도 한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라는 <도로남> 유행가 가사가 참 절묘하다. 헤어지면 남이 될지라도 같이 사는 부부라면 이런 중차대한 사건을 숨겨선 안되는데...

 

성폭행 당한 것은 죄가 아닌데 왜 무리하게 숨긴 걸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내내 들었다. 숨긴 이유도 딱히 드러나지 않는다. 남편 역시 굳이 모른 척할 필요는 없을 텐데, 왜왜왜? 줄거리는 단선적이지만 뇌리에 오래 남는 브라질 영화.

 

▲ [유종필의 인문학적 영화 보기] <하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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