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병환]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북중동맹조약을 비교해 본다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0-12-25 11: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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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평화를 말해도 공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대남 적화통일 노선을 포기한 적이 없으며 1953년 휴전 이래 남북한 간 전쟁 발발 우려가 완전히 불식된 적도 없다.

북중 조약 제7조는 쌍방 간 수정 혹은 폐기에 대한 합의가 없을 경우 영원히 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한미 조약은 제6조에 따라 조약 기간이 무기한이지만 일방의 통고가 있으면 1년 경과 후 종료된다.


요즘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무조건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으며 지난 약 70년간 북한의 대남적화 시도를 억지해 온 한미동맹에 대해 안보 동맹이 아니라 평화 동맹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상 한미동맹을 해체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과 휴전상태인 대한민국 국회의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14일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였다. 또한 문정인 특보는 미군 철수를 거론하고 나아가 중국에 핵우산 제공을 요청하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던지기까지 하였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킨다는 명분 아래 북한 핵 문제의 해결에 아무런 진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에 매달리고 있다. 북한은 평화를 말해도 공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대남 적화통일 노선을 포기한 적이 없으며 1953년 휴전 이래 남북한 간 전쟁 발발 우려가 완전히 불식된 적도 없다.

 

만일 남북한 사이에 전쟁이 다시 일어나는 경우 6.25 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기구한 지정학적 위치로 국제전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한국과 북한이 맺고 있는 동맹조약을 살펴보면 한국은 1953년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북한은 1961년 중국 및 소련과 각각 우호협력과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하였다. 우선 한미조약과 북중 조약의 차이는 자동 군사개입조항이 있는가이다. 북중 조약 제2조에는 일방이 무력침공을 당해 전쟁상태에 처할 경우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해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에 한미조약에는 자동개입 조항이 없으며, 3조에서 유사시 공통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의 헌법상의 절차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조도 외부 침략에 대한 대응방식을 규정하고 있는데 상호 협의한다고 되어 있어 즉각적이고 의무적인 대응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오랜 기간 주한 미군이 휴전선 인근에 배치되어 소위 인계철선(引繼鐵線)’ 의 효과로써 현실적으로는 자동개입이 이루어 질 것으로 상정되어 왔다. 다음으로 동맹의 유효기간 역시 대조적이다. 북중 조약 제7조는 쌍방 간 수정 혹은 폐기에 대한 합의가 없을 경우 영원히 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한미 조약은 제6조에 따라 조약 기간이 무기한이지만 일방의 통고가 있으면 1년 경과 후 종료된다.

 

한편 러시아는 북한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는 경우 북한 편에서 자동으로 개입하기로 되어있던 북소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을 1996년에 폐기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946월 러시아 방문시 옐친 대통령에게 이 조약의 폐기를 요청하였는데 옐친 대통령은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우리 요청을 수용하였다. 러시아의 이러한 남한 쪽으로 기운 대한반도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1997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당사국 회담(남북미중)에 러시아를 배제하는 등 러시아 경시를 이어갔다. 이에 실망한 러시아는 남북한 등거리 정책 기조로 전환, 20002월 북한과 새로이 러북 우호선린 협력 조약을 체결하였는데 종전과 달리 군사개입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동맹조약의 조문으로 볼 때 중국과 북한의 군사동맹은 한미동맹보다 강고하다. 그래서 한미동맹을 흔들며 안보 문제까지 중국과 협의하자는 의견을 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 저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결과에 대해 중국 외교부 사이트와 인민망(人民網) 한국어판 1127일 자에는 중한 양측은 10가지에 대해 합의하였으며 중한 외교·안보 2+2 대화를 설치하고 중한 외교부처 고위급 전략 대화를 개최해 외교 안보 분야의 상호 신뢰를 증진하기로 하였다고 되어 있다. 과연 한국이 소위 안미경중(安美經中)에서 더 나아가 북한과 군사동맹 관계인 중국과 외교안보 2+2 대화를 갖는 것이 적절한가? 한국 외교부의 보도자료는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만 언급하고 있는데 중국 측이 합의하지 않은 것을 합의했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 외교부가 숨기고 있는 것인지 둘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인류 역사는 국가의 안보는 냉철하고 투철한 계산에 입각하여 도모하여야 함을 보여 주고 있다. 북한은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에 대해 일관되게 적대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 대해 북한의 군사동맹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잊고 있는 듯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 국가안보와 국제정치의 기본에 대한 이해가 미흡한 것인지 혹은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가 되살아나 우리의 국제정치 셈법마저 마비시키고 있는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 /( ) 주 러시아 공사 

 

 

 

1985년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외교부 근무를 시작하였으며 2016년 주 러시아 대사관 공사를 끝으로 퇴직하였다. 해외 근무는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에서 하였으며, 러시아에서 총 4차례에 걸쳐 약 11년간 근무하였다. 퇴직 후에는 <내일신문 >, <프레시안 >, , <모스크바 프레스 >, 러시아 언론 <Взгляд> 등에 한-러관계 및 러시아에 관하여 기고하였다. 저서로는 <시베리아 개발은 한민족의 손으로 (2009), <한국 외교에는 왜 러시아가 없을까(20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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