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돌아온 조선 책판, 한국 문화유산의 귀환

안진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9 09: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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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기증받은 척암선생문집 등 3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유교책판
도난·분실된 책판의 해외 반출 경로 밝혀져
문화유산 보호 위한 지속적 관심과 노력 필요

조선 후기 유학자와 항일 의병장의 문집 책판이 50여 년 만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9일 미국 워싱턴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척암선생문집', '송자대전', '번암집' 책판 3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책판은 서적을 간행하기 위해 나무판에 글씨를 새긴 것으로, 조선시대 주요 유학자의 문집이나 저작물을 제작할 때 사용됐다. 현재 718종 6만 4226장이 '한국의 유교책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다.

 

기증받은 조선 후기 문집 책판

 

이번에 기증받은 책판은 1970년대 초 한국에서 근무했던 미국인이 기념품으로 구입해 미국으로 가져간 유물이다.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1917년에 판각된 것으로, 척암 김도화 선생의 문집을 찍은 것이다. 김도화는 1895년 을미의병 당시 경북 안동 지역 의병장으로 활약한 인물이다.

 

'송자대전' 책판은 조선 후기 유학자 우암 송시열의 문집과 연보 등을 모아 만든 것으로, 1926년 판각됐다. 이 문집은 1787년 처음 간행됐으나 1907년 일본군에 의해 책판 전체가 소실됐다가 1926년 후손들과 유림이 복각했다.

 

'번암집' 책판은 조선 영조와 정조 시기 국정을 이끈 번암 채제공의 문집으로, 역사적 가치가 크다. 전체 1159점 중 358점만 남아 있으며, '척암선생문집' 책판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모습

 

이번에 기증받은 책판들은 법·제도가 정비되기 전 국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도난 혹은 분실된 책판 중 일부가 기념품으로 둔갑해 외국인에게 판매되고 해외로 반출된 과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비슷한 사례가 더 없는지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기증은 한국의 문화유산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는 중요한 사례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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