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詩魔)와 동고동락하며 쓴 시편 62편 6부에 나눠 담아
‘사랑과 희망처럼 날개 없이도 마음을 날게 하는’ 시의 힘을 증명
해설, 발문 배제하고, 시인과 번역가의 협업 영문판 수록하는 독특한 방식

한국의 대표적 서정시인으로 꼽히는 정일근(67·경남대 석좌교수)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시집 ‘시 한편 읽을 시간’(난다)이 나왔다.
난다시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된 이번 시집은 총 62편의 시를 6부에 나눠 담았다. 여기에 시인의 편지와 대표작 ‘시란(A poem is)’의 영문 번역본(정새벽 번역)도 함께 수록됐다. 특히 2025년 10월 한 달간 ‘시마(詩魔)’라 불리는 창작의 열정과 동고동락하며 완성된 작품들로, 시인은 이를 “시마와의 공동 시집”이라 표현했다.
정일근 시인에게 ‘시마(詩魔)’는 “시를 짓고자 하는 생각을 일으키는 마력”이자 “피할 수 없는 유혹”이다. 시마는 한 단어나 문장을 툭 던져주고 사라지지만, 그 순간을 포착해 시로 빚어내는 과정은 온전히 시인의 몫이었다. 수록작 ‘밤 열한 시 오십육 분의 시’에서 제목을 딴 이번 시집은 “아직 기도할 시간, 시 한 편 읽을 시간이 남았다는 고마움”을 담아내며, 삶의 끝자락에서도 시를 향한 열망을 놓지 않는 시인의 모습을 투영한다.
이번 시집은 시인의 순수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해설이나 발문을 배제하고, 시인과 번역가의 협업으로 영문판을 수록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했다. 특히 휴대용 ‘더 쏙’ 에디션은 7.5×11.5㎝의 소형 판형에 9포인트 글씨로 제작돼 “손에 쏙 들어오는 시의 순간”을 선사한다.
1984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정 시인은 소월시문학상, 영랑시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 등 주요 서정시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시의 한 축을 이끌어왔다. 투병 중에도 마산 바다의 윤슬과 금목서 향기 속에서 시심을 잃지 않은 그는 “시를 사랑하는 일이 나의 전부”(‘정일근의 편지’)라고 말한다. 이번 시집에는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시인이 “다시 뜨겁게 품은” 자연과 삶의 단상이 오롯이 담겼다. “언어를 찧고 쓿어 독자에게 좋은 시의 술을 빚어내야 한다”(‘시를 도정하듯’)는 그의 철학은 시어 하나하나에 정갈하게 스며들어 깊은 여운을 남긴다.
표제작 ‘시 한 편 읽을 시간’은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멈춰 시를 읽는 행위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멀리 다녀온 바람이 지쳐 돌아온 밤”, “아직 기도할 시간 남아 있음”에 감사하며 시인은 우리에게 “시의 세계로 함께 떠나자”고 손짓한다. 난다시편 시리즈가 지향하는 것처럼, 이 시집은 ‘사랑과 희망처럼 날개 없이도 마음을 날게 하는’ 시의 힘을 증명한다. 정일근 시인의 40년 시력이 응축된 이번 작품은 “시의 순간”을 선물하며,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채워줄 것이다.
정 시인은 1984년 ‘실천문학’에 ‘야학일기 1’ 등 7편의 시를 발표하고,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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