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부소산성, 백제의 얼음 창고 '빙고' 발견

김백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3 09: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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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궁의 위계 공간을 드러내는 첫 사례
빙고와 지진구의 발견으로 주목받는 17차 발굴
빙고는 강력한 왕권과 국가 권력의 상징
18차 발굴조사, 백제 사비기 왕궁터의 실체 규명 기대

▲얼음 보관하던 '빙고' 흔적

 

부여 부소산성에서 백제 시대의 얼음 보관 창고인 빙고가 발견됐다. 이는 부소산성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로, 백제 왕궁의 높은 위계 공간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부여군과 함께 13일 부소산성에서 제18차 발굴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지난 17차 조사에서 확인된 성과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17차 조사에서는 부소산성 내 가장 높은 평탄대지에서 백제 왕궁의 위계 공간을 알 수 있는 대지조성과 굴립주 건물지, 와적기단 건물지가 발견됐다. 특히, 빙고와 지진구가 추가로 발견돼 주목받고 있다.

 

▲출토된 지진구 모습

 

빙고는 17차 조사구역 동쪽 끝에 위치하며, 사각형 평면과 U자형 단면을 가진다. 규모는 동서 길이 약 7m, 남북 너비 약 8m, 깊이 2.5m로, 초기에는 암반을 벽으로 사용하다가 남쪽 벽에 방형으로 깎은 돌을 세워 공간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바닥 중앙에는 물 저장고로 추정되는 집수정이 설치돼 있다. 이는 얼음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한 특수시설로, 강력한 왕권과 국가 권력이 있어야만 구축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오수전 모습

 

지진구로 사용된 항아리는 직각 형태로 목이 짧고 둥근 구슬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뚜껑이 덮여 있다. 내부에서는 오수전 5점이 확인됐다. 

 

백제 시대의 지진구는 보통 대지의 안정을 기원하는 공헌의례에 사용됐으나, 이번에 발견된 지진구는 빙고의 성공적인 축조를 기원하기 위해 봉안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18차 발굴조사에서 조선시대 군용 식량 창고였던 군창지 서쪽 지역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백제 사비기 왕궁터의 구체적 실체를 밝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소는 앞으로도 백제 역사의 진정성 있는 규명을 위한 발굴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조사 결과를 국민들에게 적극 공개할 계획이다.

 

▲지진구 위치 및 출토 현황

 

이번 발굴조사는 백제 시대의 역사적 유산을 재조명하고, 그 진정성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부소산성에서의 발견은 백제 왕궁의 위계와 권력을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며, 이러한 연구는 한국 고대사의 중요한 부분을 밝혀내는 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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